오늘 코스피는 50여 일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이란 리스크에도 실적 모멘텀이 지정학을 압도한 하루
코스피 6388 사상 최고가 마감 — 종전 고점 6,307 돌파, 50일 만의 신기록
2026년 4월 21일 오늘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9.38포인트(2.72%) 급등한 6,388.47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는 코스피 전고점이었던 지난 2월 26일 6,307.27을 약 50거래일 만에 돌파한 것으로, 이란 전쟁 발발로 5,052까지 추락했던 3월 저점에서 불과 한 달 만에 26% 이상 반등한 수치다. 오늘 코스피 시황의 핵심 동력은 명확했다. 외국인이 1조 3,341억원, 기관이 7,371억원을 순매수하며 쌍끌이 매수를 이어간 반면 개인은 1조 9,194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지수는 6,302.54로 개장한 뒤 오름폭을 꾸준히 확대하며 장중 내내 강세를 유지했다.
오늘 코스피 상승의 두 축은 반도체 실적 기대와 글로벌 투자은행의 목표주가 상향이었다. SK하이닉스는 내일(4/23)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장중 122만 8,000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2.10%), 현대차(+3.61%), 두산에너빌리티(+4.23%), SK스퀘어(+2.43%) 등 시총 상위 대부분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9%)와 삼성바이오로직스(−1.06%)는 하락 마감했다.
골드만삭스 코스피 8000 전망 —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신호탄
오늘 코스피 시황에서 또 하나의 핵심 재료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였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향후 1년 내 코스피 8,000선 돌파를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 6,388과 목표치의 괴리는 25% 이상이다. 골드만삭스가 이 전망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이익이 2026~2027년 역대 최대 수준을 갱신하며 코스피 전체 EPS를 끌어올린다. 둘째,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 1.4배는 글로벌 평균(3.1배)의 절반에도 못 미쳐 구조적 저평가가 해소될 여지가 크다. 셋째, 이란 전쟁 종식 후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귀환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한 조건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되어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여기에 SK하이닉스(4/23)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1분기 어닝 시즌에서 반도체 이익의 지속성이 확인되어야 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안착해 외국인의 달러 기준 수익률이 높아지는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금 코스피는 그 조건들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 역대 최고가 — 내일 실적 발표가 진짜 시험대
오늘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중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보인 것은 단연 SK하이닉스였다. 장중 122만 8,000원을 터치하며 주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강한 매수세가 장 내내 이어졌다. 4월 23일 오늘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기대가 주가로 선반영되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40조원 내외로,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이자 영업이익률 70% 전후에 해당하는 수치다.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HBM 공급 확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10% 상승하며 SK하이닉스의 랠리에 동조했다. 이미 잠정실적(영업이익 57.2조원)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다음 분기 이익 가이던스가 추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현대차(+3.61%)는 2분기 모빌리티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됐고, 두산에너빌리티(+4.23%)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주 기대가 지속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9%)는 이란 종전 기대가 높아지면서 방산 수혜 모멘텀이 다소 약화됐다는 해석이다.
외국인 수급 1.3조 순매수 — 코스피 전고점 돌파의 진짜 동력
오늘 코스피 최고가 경신의 핵심 동력은 외국인의 귀환이었다. 외국인은 1조 3,34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3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외국인은 단 두 달 동안 코스피에서 37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4월 들어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4/7)를 계기로 순매수로 돌아섰고, 이후 누적 순매수가 꾸준히 쌓이며 오늘 지수를 사상 최고가로 끌어올리는 힘이 됐다.
외국인 복귀의 구조적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6.6배로 신흥국 평균(11.2배)의 절반 수준인 극단적 저평가. 둘째, 원/달러 환율이 1,535원 고점에서 1,476원대로 하락하며 달러 기준 한국 주식의 실질 수익률이 개선. 셋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사이클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연동되며 중장기 EPS 성장 가시성이 높아진 것이다. KB증권이 제시한 코스피 연말 목표 7,500선, 골드만삭스의 1년 내 8,000선이 모두 이 구조적 저평가 해소 시나리오에 기반하고 있다.
코스피 전망 — 6,400 돌파 조건과 남은 리스크
코스피 6,388은 사상 최고가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저항 구간의 시작이기도 하다. 6,400~6,500선에는 심리적 저항과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랠리를 단순한 기술적 반등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는, 전고점 돌파의 근거가 '기대'가 아니라 '실적'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57.2조원 영업이익 확정, SK하이닉스의 40조원 기대, 글로벌 AI 수요의 구조적 확장이 이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낙관 시나리오는 내일 SK하이닉스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미·이란 종전 협상이 재개되며,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추가 하락하는 경우다. 이 조건들이 충족되면 코스피 7,000선이 연내 현실적 목표가 된다. 비관 시나리오는 SK하이닉스 실적이 기대에 미달하거나, 이란이 호르무즈를 완전 봉쇄하며 유가가 재차 100달러를 넘어서는 경우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의 인준청문회에서 매파적 발언이 강하게 나올 경우 달러 강세·금리 상승이 연동되며 코스피에 단기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