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코스피 시황 — 하락 출발 후 극적 반전. 반도체가 쉬는 사이 현대차가 대장주로 나섰다. 개인이 또 외국인 5.6조를 받아냈다
코스피 7498 마감 — 7,500 턱밑서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장중 7,511도 터치
2026년 5월 8일 오늘의 코스피 시황은 극적인 V자 반전으로 마무리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6.11포인트(1.82%) 하락한 7,353.94로 출발해 장 초반 7,318.96까지 밀렸다. 미·이란 협상 불확실성 재부상과 전날 기록한 급등에 대한 차익 실현이 맞물린 결과였다. 그러나 이후 낙폭을 점차 줄였고 장 후반 극적으로 상승 반전하면서 7,498.00(+0.11%)으로 마감했다. 장중 7,511.01까지 오르며 7,500선을 재차 돌파하기도 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급 구도는 이번 주 내내 같은 패턴이다. 개인(+3조 9,740억원)과 기관(+1조 5,490억원)이 외국인(−5조 5,900억원)의 매도를 모두 받아냈다. 블랙록이 한국 ETF에서 하루 6,000억원을 유출하는 등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3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는 오히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7,500 고지는 단 2포인트를 남겨두고 종가 돌파에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현대차 주가 +7%·기아 +4% — 아틀라스 로봇이 자동차를 대장주로 만든 날
오늘 코스피 시황에서 가장 인상적인 종목은 현대차였다. 현대차는 7.17% 급등한 57만 2,000원에 마감했으며, 기아도 4.38% 상승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의 최신 작동 영상을 공개하며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기대감이 폭발적으로 반영됐다. 현대오토에버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순히 자동차 회사가 아닌 모빌리티·로봇 플랫폼 기업으로의 재평가가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삼성물산도 4.32%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반도체 대장주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약보합으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93% 상승에 그쳤다. 이번 주 초반 각각 14%, 10% 급등했던 양사가 일주일의 마지막을 조용히 보냈다. 반도체가 쉬는 사이 현대차가 바통을 이어받는 구도는 순환매가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코스닥도 0.71% 오른 1,207.72로 마감하며 레인보우로보틱스(+12%)를 필두로 로봇 테마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1,471원 급등·중동 불확실성 재부상 — 외국인 이탈 배경
오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7원이 급등한 1,471.7원에 마감했다. 이번 주 이란 협상 진전 기대로 1,45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급반등한 것이다. 중동 합의 불확실성이 재부상한 것이 배경이다. 이란 측이 협상 핵심 조항에 대한 추가 검토를 요구하며 최종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 압력이 다시 높아졌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합의 불확실성과 AI 인프라 외국인 매물 출회에도 현대차그룹이 강세"라고 분석했다.
블랙록의 한국 ETF에서 하루 6,000억원이 유출됐다는 소식도 외국인 차익 실현의 규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시장은 이 매도를 '이탈'이 아닌 '차익 실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 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빠져나간 자금이 더 큰 규모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가 개인과 기관의 매수를 뒷받침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로 반등했지만, 이란 협상 타결 시 1,400원대 안착이 다시 가시권에 들어온다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
증권가 코스피 9,000 첫 전망 등장 —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드는 새로운 숫자
오늘 증권가에서 처음으로 코스피 9,000 전망이 공식 등장했다. 복수의 리서치센터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세운 역대급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경우 코스피 9,000 진입이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코스피 8,000이 골드만삭스의 1년 목표였던 것에서 이제 국내 증권사들이 9,000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거는 삼성전자(연간 영업이익 239조원 전망)와 SK하이닉스(202조원 전망)가 코스피 전체 EPS를 끌어올리며 현재의 PER이 여전히 글로벌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구조적 저평가 논리다.
한편 3월 저점(5,052)부터 오늘까지 코스피는 48.4% 반등했다. 올해 전체 누적 상승률은 G20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그러나 이 속도에 대한 경계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개인 신용잔고 37조원의 레버리지 리스크, 한국은행의 금리 정상화 논의, 이란 협상 타결 지연 등이 단기 조정 요인으로 꼽힌다. 다음 주 이란 협상 향배가 코스피 8,000·9,000 경로의 속도를 결정할 것이다.
코스피 전망 — 7,500 종가 돌파와 다음 주 이란 협상 분수령
코스피 7,498은 7,500 종가 돌파를 단 2포인트 앞두고 있다. 이번 주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외국인의 사흘 연속 5~7조 매도라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으며 7,500 종가 안착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다음 주 주목할 변수는 명확하다. 미·이란 최종 협정 타결 여부가 첫 번째다. 타결 확정 시 유가 급락, 환율 1,400원대 안착, 외국인 대규모 복귀의 연쇄 효과로 코스피 8,000이 단기 목표가 된다. 미국 4월 고용지표(현지 9일 발표)가 두 번째 변수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더 멀어져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다. 세 번째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 동향이다. HBM 양산 승인 지연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랠리의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
이번 주 코스피 주간 상승률은 약 1.5%로, 4거래일 연속 최고가 경신치고는 완만한 편이다. 외국인 차익 실현을 개인·기관이 완전히 흡수하면서 '높은 곳에서의 균형'이 이루어진 한 주였다. 다음 주 그 균형을 깨는 방향이 이란 협상 결과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