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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슈

[26.3.30. 시황] 눈물의 문이 열리다: 후티의 참전과 이중 봉쇄의 공포

by Today Issuer 2026.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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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받는 세계 — 호르무즈에 이어 두 번째 병목이 닫힐 때, 시장은 어디로 가는가

01

또 한 번의 월요일, 또 한 번의 급락

오늘 코스피는 전장 대비 4.73% 하락한 5,181에서 장을 열었다. 한때 5,151까지 밀리며 시장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억 원, 2,668억 원을 쏟아냈고, 개인만이 3,488억 원 매수 우위로 물량을 받아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15.2원까지 치솟으며 2024년 7월 이후 1년 8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행히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코스피는 전장 대비 2.97% 하락한 5,277.3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약 3% 하락한 1,107에 장을 닫았다. 장 초반 5% 넘게 빠졌던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 선방'이라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안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금요일(27일)에도 코스피는 이미 5,438로 마감하며 주간 4연속 하락을 기록한 터였다. 그리고 그 사이 금요일 밤, 시장이 우려하던 최악의 카드가 현실이 되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란 전쟁에 공식 참전한 것이다.

코스피 시가
5,181
▼ 4.73%
장중 저점
5,151
▼ 5.29%
코스피 종가
5,277
▼ 2.97%
원/달러
1,515
▲ 6.3원
외국인 월간
-36.9조
순매도

이 숫자들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6조 8,674억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단일 종목에서만 16조 7,287억 원이 빠졌다. 외국인 지분율은 48.90%로 2013년 10월 이후 약 12년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36조 4,840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거의 1대 1로 받아냈다.

이 구도에는 깊이 생각해볼 점이 있다. 시장이 패닉에 빠질 때, 한 쪽이 팔면 반드시 다른 쪽이 사야 거래가 성립한다. 지금 한국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글로벌 자금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피하며 빠져나가는 자리를 국내 개인이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용기인지, 무모함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종 승자는 항상 가격이 아닌 가치를 기준으로 행동한 사람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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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후티의 참전: '눈물의 문'이 닫히는 시나리오

토요일(28일), 예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처음으로 군사적 개입을 선언했다. 후티 군 대변인 야히아 사리는 "모든 저항 전선에 대한 침략이 중단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4시간 이내에 순항미사일을 이용한 2차 공격까지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미사일을 요격했고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미사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이면의 전략적 함의다. 후티가 통제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 아랍어로 '눈물의 문' — 은 홍해 남단의 최소 폭 29km 병목이다. 2023~2024년 후티는 이 해협에서 100척 이상의 상선을 공격하며 연간 약 1조 달러 규모의 무역을 위협한 바 있다.

리스크의 본질에 대해 오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리스크는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리스크는 '가능한 결과의 범위가 넓은 것'이다. 호르무즈 봉쇄만으로도 역사상 최대 에너지 위기였다. 여기에 바브엘만데브까지 닫히면, 가능한 결과의 범위는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차원으로 확장된다. 우리가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하락 자체가 아니라, 시나리오의 분산이 극대화되어 어떤 방향으로든 극단적 움직임이 가능해진 이 상태 자체다.

후티 부대변인 모하메드 만수르는 CNN에 "바브엘만데브 해협 폐쇄는 실행 가능한 옵션"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세계 해운의 두 핵심 병목 —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 이 동시에 차단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석유뿐 아니라 비료, LNG, 컨테이너 물류 전반이 마비된다. 이는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단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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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외국인의 엑소더스와 개인의 역매수: 누가 옳은가

한 달간 36.9조 원의 외국인 순매도. 이 숫자만 놓고 보면,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을 '스마트머니의 탈출'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외국인 매도에는 복합적 원인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면서 달러 기준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했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에서 신흥시장 비중을 줄이는 흐름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할인율 조정이다.

반대편에서 개인 투자자가 36.5조 원을 사들이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3명 중 11명(84.6%)이 2분기 유망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는 사실은, 이 저가 매수가 맹목적 물타기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삼성전자는 연초 대비 39.8%, SK하이닉스는 36.2% 상승한 상태이며, 전쟁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239조 원, SK하이닉스 202조 원을 전망하고 있다.

좋은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는 것은, 적정한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런데 지금은 드물게도, 좋은 기업이 좋은 가격에 나와 있는 시기일 수 있다. 다만 그 '좋은 가격'이 내일 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바닥을 잡으려는 욕심과, 가치에 기반한 점진적 매수는 전혀 다른 행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구조적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지난주 구글이 공개한 AI 연산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는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를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26일 SK하이닉스(-6.23%), 삼성전자(-4.71%)가 급락했다. 중동 전쟁과 기술적 위협이 동시에 반도체주를 압박하는 이중고가 형성된 것이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기술의 역사에서 효율화는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용을 촉발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왔다. 전구의 효율이 높아지자 사람들은 전기를 덜 쓴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곳에 불을 밝혔다. 이 역설은 AI 메모리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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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전쟁의 경제학: 1970년대가 돌아왔는가

2월 28일 개전 이후 정확히 한 달이 지났다. 이 한 달 동안 벌어진 일을 정리하면: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하루 1,000만 배럴의 공급 차질(IEA 추정), 브렌트유 40% 이상 급등, 사우디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부상,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 그리고 이제 후티의 참전.

이런 복합 위기를 마주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 기대는 것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때도 유가가 올랐다가 정상화됐잖아"라는 낙관은 구조적 차이를 간과한다. 2022년은 제재에 의한 무역 재편의 문제였다. 원유는 인도와 중국으로 우회하며 전체 공급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그러나 2026년은 물리적 병목의 차단이다. 우회로가 없다. 사우디와 UAE의 제한적 대체 수출로만으로는 1,000만 배럴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

세계 경제는 일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팽창과 수축, 평화와 갈등, 질서와 혼돈이 거대한 파도처럼 번갈아 찾아온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어쩌면, 값싼 에너지를 전제로 구축된 세계화 모델이 그 전제의 붕괴를 시험받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지난 40년간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묵시적 가정 위에 세워졌다. 그 가정이 깨지는 데는 단 하루면 충분하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이 주목할 만하다. 에너지 공급 충격 상황에서 연준은 큰 폭의 금리 변동을 피하고, 데이터를 관망하면서 소폭 조정이나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하면 성장과 고용이 꺾이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완화하면 물가에 불을 붓는다. 이 딜레마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정확한 복사본이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세계 경제의 에너지 집약도가 당시보다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이것이 최악을 막아줄 수 있는 유일한 구조적 완충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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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결론: 안개 속에서의 항해법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수 주 내에 군사 작전이 종결될 수 있다"고 했고, 트럼프는 공습 중단을 10일 연장하며 4월 초까지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후티의 참전, 이란 핵시설 공습, 쿠웨이트 공항 드론 공격이 보여주듯 분쟁은 확산 중이지 수렴 중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첫째, 예측이 아닌 대비. 분쟁 단기 종결 시나리오와 장기화 시나리오 각각에 대한 포트폴리오 대응 방안을 미리 설계해 두는 것이다. 진자가 어느 방향으로 흔들릴지 예측하는 것보다, 양쪽 모두에 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유일한 전략이다.

둘째, 뉴스의 강도가 아닌 가격의 함의를 읽어야 한다. 코스피 1월 고점 6,347에서 오늘 장중 저점 5,151까지 약 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이익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었다. 이 괴리가 의미하는 것은 시장이 '이익의 훼손'이 아닌 '불확실성의 할증'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은 영구적이지 않다. 반면 이익은 구조적이다.

큰 돈은 매수에서 벌지도, 매도에서 벌지도 않는다. 기다림에서 번다. 그런데 기다림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 기다림이란 행동의 유혹을 이기면서, 동시에 적절한 순간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은 바로 그런 기다림의 시간이다. 시장이 우리에게 답을 줄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되 성급한 결론은 보류하는 것.

마지막으로, 한 가지 냉정한 사실을 짚어두자. 지난 한 달간 개인 투자자의 36.5조 원 순매수는, 낙관의 근거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경고의 신호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을 개인이 받아내는 구간이 반드시 바닥이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 뒤에 더 깊은 골짜기가 있었다. 자신의 포지션에 확신을 갖되, 그 확신이 '나는 맞고 시장은 틀리다'는 오만으로 변질되지 않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은 틀리는 것이 아니라, 틀렸으면서도 확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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