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오만, 해협 모니터링 협의 보도 — 완전한 해빙은 아니지만, 얼음 위에 첫 금이 가기 시작했다
숨을 돌린 금요일
오늘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3% 상승한 5,377.30에 마감하며, 이번 주의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그나마 양수로 마무리했다. 어제 트럼프 연설 충격에 4.46% 급락했던 것에 비하면, 오늘의 반등은 시장이 최소한의 균형감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반등의 직접적 트리거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모니터링 프로토콜'을 협의 중이라는 보도였다.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은 아니지만, 부분적 통항 정상화의 첫 물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 것이다. 미국 시장도 전일(목요일) 막판 반등하며 장을 마쳤고, 닛케이도 오늘 1.34% 상승했다.
호르무즈 프로토콜: 해빙의 실마리인가, 또 하나의 기대인가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는, 지난 한 달간 해협 봉쇄를 둘러싼 교착 상태에서 처음으로 나온 구체적인 외교적 움직임이다. 이전에 파키스탄이 중재하여 20척의 제한적 통과가 합의된 바 있지만, 그것은 일회성에 가까웠다. 반면 '프로토콜'이라는 단어는 지속적 메커니즘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다만, 이것을 해협의 완전 재개방으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프로토콜 협의가 보도 단계이며, 합의도, 이행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트럼프가 어제 연설에서 "2~3주 내 극도로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말한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물밑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며,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다음 주 시장의 방향이 결정된다.
한 주의 복기: 시장이 가르쳐준 것
이번 한 주를 숫자로 복기해보자. 월요일(3/30) 5,277(▼2.97%) → 화요일(3/31) 5,052(▼4.27%) → 수요일(4/1) 5,479(▲8.44%) → 목요일(4/2) 5,234(▼4.46%) → 금요일(4/3) 5,377(▲2.73%).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금요일(3/27) 5,439 대비 약 1.1% 하락에 그쳤다. 그러나 그 안에서 지수가 움직인 총 거리는 약 1,300포인트에 달한다.
이 한 주 동안 시장을 움직인 것은 기업 실적도, 경제 지표도 아니었다. 트럼프 한 사람의 입이었다. "떠날 수 있다" → +8.4%. "석기시대로 보내겠다" → -4.5%. "프로토콜 협의 중" → +2.7%. 한 사람의 발언에 수백조 원이 오가는 시장이 건강한 것인지는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주말 변수와 다음 주 체크포인트
이번 주말은 시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첫째, 트럼프가 어제 연설에서 언급한 '2~3주 내 강력 타격'의 구체적 시한이 4월 중순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이 실제로 강화되는지, 아니면 협상 카드로서의 위협에 그치는지가 관건이다.
둘째, 이란-오만 호르무즈 프로토콜 협의의 진전 여부. 주말 동안 합의가 도출되면 월요일 시장은 강한 갭업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협의가 결렬되거나 추가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또다시 급락이 불가피하다.
셋째, 미국 시장의 방향. 전일(목요일) 미국 시장은 트럼프 연설 충격에도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이것이 저가 매수의 힘인지, 주말 앞둔 쇼트커버링인지를 금요일 미국 장 마감 후 확인할 수 있다. 호주와 홍콩은 부활절 연휴로 금요일 휴장이며,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든 상태에서 뉴스가 나올 경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결론: 파도의 높이가 아니라 배의 깊이
이번 주 코스피의 일간 변동률을 나열하면 -2.97%, -4.27%, +8.44%, -4.46%, +2.73%다. 평균적 일간 변동률의 절대값은 4.6%에 달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 연간 기대수익률이 10~15%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 한 달 치 수익률만큼의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 투자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얼마를 벌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까지 잃어도 되는가'를 정하는 것이다. 파도의 높이는 통제할 수 없지만, 배의 흘수(吃水) — 즉 얼마나 깊이 물에 잠겨 있는지 — 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며, 한 번의 급등이나 급락에 포트폴리오 전체의 운명이 좌우되지 않도록 구조를 짜는 것. 이것이 역사상 모든 위기를 통과한 투자자들의 공통된 행동 원칙이었다.
4월의 첫 주가 지났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호르무즈에는 여전히 긴장이 감돌며, 트럼프의 다음 한 마디가 시장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한국의 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반도체 이익은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기준으로 여전히 저렴하다. 폭풍이 지나가면 이 사실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문제는 폭풍이 언제 지나가느냐가 아니라, 그때까지 내가 살아남아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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